[신라호텔] 아리아케

img_5059제주도도 아니건만, 아리아케에 가는 건 은근히 힘들었다. 예약을 잡아 놓았는데 사흘 안쪽으로 남겨두고 전화가 왔다. 셰프가 갑자기 일본에 가서 예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한 달은 채 안 되었던 것 같다.

img_5039그런 과정을 겪고 레스토랑에 발을 들여 놓았을 때, 나의 자리 앞에 세면대가 놓여 있다는 사실에 적잖게 당혹스러웠다. 알고 보니 셰프는 내 바로 앞 손님으로 “VIP”를 상대하고 있었다. 바로 옆 칸막이에서 스시를 쥐다 말고, 종종 상체를 쭉 내밀어 내 것을 접시에 얹어 주었다. 다시 반대편 칸막이로 사라지기 전에 설명도 한 마디씩 곁들였다.

img_5062물론 스시 한 점씩의 평가를 할 생각은 없다. 그런 게 크게 의미 없다고도 생각하지만, 본격적으로 스시를 먹기 전 나온 전복을 먹고 딱히 기대를 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걸 포함, 패류는 대체로 푸석했다. 밥풀이 붙은 채로 나온 마키라던가, 어떤 연유에서든 저렇게 생긴 걸 헤아릴 수 없는 계란 등등을 감안하면 점심이라고 해도 셰프 오마카세 180,000원은 너무 싼 게 아닐까 생각했다.

img_5060그럴 생각이 아예 없어 이렇게 받는지, 아니면 생각은 있지만 그런 저항이 강해질까봐 더 많이 받는지는 모르겠지만, 호텔의 맥락 속에서 현지인이 운영하는데 이 가격에 제대로 된 음식을 낼 수 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나는 어딜 가나 뜨내기 손님일 뿐이니, 그렇지 않은 이들이 다른 음식을 먹을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할 것이다.

5 Comments

  • Hanju Kim says:

    상태가 정말 심각하네요…

  • 남용우 says:

    점심 18만원이라…사시미 몇점, 스시 몇점..과연 원가가 얼마나 될까. 혹시 숙박료 포함? 행여나 미슐랭 1스타라도 기대하진 않았겠지. 차라리 한식 레스토랑 발전에 더욱 힘써주시길..

  • MK says:

    장사 왜 하는 걸까요.

  • SH says:

    아… 원래 저정도는 아니지 않나요?
    전부 다 흉한 수준이군요 ㅠㅠ

  • Ping says:

    저도 비슷하게 느꼈었어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의 식사임에도 불구하고 뚜렷이 드러나는 특장점은 없었고, 오히려 만족도는 흔히들 말하는 미들급 스시야가 더 좋았던것 같아요. 그저 비싼 호텔에 있어서 비싸고 유명한건가.. 하고 갸우뚱 하면서 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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