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 협동식당 달고나-희망적인 맛의 한식

IMG_4844연골이 살짝 걸리지만 살코기와 비계의 질감 격차가 최소화된 편육은 매끄럽고 부드럽다(담음새는 개선이 필요지만). 동치미 냉면은 얼핏 무삼면옥이 생각날 뻔 하다가도 단맛 하나 없이 익어 두툼한 국물이 돋보인다(다만 면은 좀 딱딱했다). 주문과 동시에 부쳤음이 분명한 동태전은 언젠가 호텔 같은 곳들에서 먹었던 것보다 훨씬 더 부드럽게 잘 익혀 아름다울 지경이다. 동태살은 물론이거니와, 겉의 계란도 전혀 뻣뻣해지지 않았다.

IMG_4846무엇보다 모든 음식에 걸쳐 단맛-들척지근함이 전혀 깃들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어느 저녁 먹은 협동식당 달고나의 음식은 훌륭했다.

IMG_4843이런 음식을 칠팔천원에 먹고 있노라면 지속가능성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이만큼의 완성도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을까. 일단 단맛을 기본적으로 철저하게 배제했으므로 맛의 설계가 그 자체로 일종의 일차 관문 역할을 할 거라 보지만, 주문과 동시에 부쳐내는 동태전 같은 음식의 완성도가 과연 시간을 거듭하면서 꾸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람에 대한 불신이라기 보다, 음식의 가격-조리 과정 등을 엮어 볼 때 자연스레 떠올릴 수 밖에 없는 의문이다. 그래봐야 당장은 반찬그릇의 수나 좀 줄였으면 좋겠다는 생각 밖에는 나지 않는다. 애초에 가격을 음식당 1,000원씩 높게 책정했거나(언제나 음식값 올리기는 어려운 일 아니던가). 또한 그에 맞물려 이런 음식이 서민의 탈-좋게 말하면 그렇고 사실 멍에-를 써야 하는 현실도 못마땅하다.

IMG_4842어쨌든 희망적인 음식이다. 무엇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단맛이 전혀 없는데 확고한 의도의 결과 같아서 좋다. 개념적으로 말하자면 ‘한식이 공적자아로서 추구해야 할 맛’이다. 이걸 먹기 바로 며칠 전에도 간만에 생각나 청진옥에서 해장국을 먹고는 육체가 작은 짐-큰 게 아니라 다행인가-이라도 짊어진 양 힘들었는데, 단맛이든 매운맛이든 들척지근함이든 먹고 난 이후 전혀 괴롭지 않았다. 기존 한식의 안티테제로 등장하는 음식이 저런 부정적인 요소와 함께 지방이나 짠맛까지 들어내 버려 총체적인 맛의 측면에서 표류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은 종류도 있다니. 다행이다.

3 Comments

  • 단단 says:

    단맛과 들척지근함이 없는 음식을 내는 식당인데 이름이 ‘달고나’라니 재미있는걸요.
    bluexmas 님, 달고나 뭔지 아세요?
    저와 ‘연식’이 비슷하시니 아마 아실듯. ^^
    한국 가면 동태전 먹으러 이 집 가 봐야겠습니다.

  • 4times says:

    물냉면도 드셔 보세요. 준수한 평양냉면입니다.

  • J says:

    달고나는 협동식당 오너가 하는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그대로 따온건데,
    굳이 달고나 의미를 내거는건 웃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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