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호천 식당-메밀 100%라는 즉석면

IMG_3891대단할 건 하나도 없다. 그냥 주문에 맞춰 메밀 100% 면을 뽑는다(고 한다). 엄청나게 좋은 재료를 쓰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신선함에 7,000원이라는 가격을 뿌리면 유쾌하게 먹을 수 있다. 나머지는 무시해도 좋다. 특히 고기에 곁들여 내는 소스의 매운맛은, 요즘 통하는 것들에 비해 약하지만 여전히 폭발적이어서 화가 난다. 말하자면 면을 낭비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도 크게 상관은 없다. 안 먹으면 그만이다. 심지어 소바마저 판다. 안 먹어보았지만 쯔유가 맛없다면 그냥 면만 먹어도 될 것이다.

IMG_3889진미평양냉면도 그렇고 최근 먹었던 우래옥의 김치말이도 그렇고 면이 딱히 좋다는 느낌이 안 들었으므로 생각이 많아진다. 메밀이라는 재료의 특성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굳이 전분을 섞어야 하며 순면이 그토록 귀한 음식 대접을 받을 정도로 어려운 음식인가. 우래옥 본점에서는 순면을 먹을 수도 없다. 과연 기술의 문제인가. 그렇게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음식처럼 육신성(corporeality)에 기대는 분야의 기술 수준은 언제나 높지 않다. 기술 발전을 선도한다기 보다, 다른 분야의 것을 활용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평양냉면집에서 쓰는 기술은 오직 한 가지, 기계를 통한 압출이다. 일본식 소바처럼 반죽을 밀어 면을 만드는 게 과연 불가능할까? 굳이 냉면이 아니더라도, 소바 자체를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이다. 과연 이는 무엇을 시사하는가.

IMG_4109물론 실무자들에게는 언제나 그럴듯한 답변이 준비되어 있을 것이다. 내가 수긍할 수 없을 뿐. 백화점 식품관 같은데서 메밀면이라고 뒤져보면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일제는 실제로 메밀을 80%~100%쓴 제품을 찾아볼 수 있다. 굳이 맛있다고 할 수 있는 것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메밀면이라고 30% 정도 선심쓰듯 섞은 국산보다는 낫다(사진의 면은 자랑스럽게 7.8%다). 몰라서 안하는지 그래도 팔려서 안하는지 솔직히 알게 뭔가. 이런 저변 및 수준의 차이에 관대해야 할 이유가 있나.

1 Comment

  • RD says:

    음 심플하게 사람들이 메밀면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사람들 이야기하는거 보면 메밀면이 식감이 어떻고 저째서 일반 면과 다르다 이런거보단 ‘건강에 좋은’ 메밀면 이런게 훨씬 많은거 보면 마케팅 이상의 어필 포인트가 없어서 그리 된게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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