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 및 잠정적 절필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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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내고 먹은 것도 맛이 없다면 난리를 치고, 무슨 패거리들이 존재하는지 대체 무슨 기준으로 평가를 하느냐고 핏대를 세우고, 그렇다고 대놓고 와서 논박을 하려 드는 것도 아니고, 자기 기준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도 아니고.

돈과 관심이 아깝다고 결론을 내려, 한국 레스토랑에 대한 글을 더 이상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가치도 의미도 더 이상 찾을 수가 없네요. 어차피 못 알아듣는데 똑같은 이야기 하기도 지겹습니다. 세계는 넓고 맛있는 음식은 많은데 굳이 이 좁은 한국, 서울 바닥에서 지지고 볶을 필요가 없죠.

맛없음에 대해서 쓰는 건 참으로 맛이 없는 일입니다. 그걸 어찌 모르겠습니까.  맛없음에 대해 쓰는 것을 미리 목표로 삼은 적이 없습니다. 그냥 먹어보니 맛이 없어 맛없다고 쓴 것이죠. 어쨌든 두 겹의 맛없음에 지쳐, 저는 이제 한국/서울 레스토랑씬을 포기합니다.

물론 모든 레스토랑을 포기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파인 다이닝의 현실은 분명히 어렵습니다.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여건 속에서 정말 가뭄에 콩나듯 빛나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음식과 총체적인 경험, 행복함의 의미를 일깨워 주는 이들입니다. 그들 덕분에 버텨왔지만 더 이상 희망을 못 느끼겠습니다. 희망이 있다고 믿는 이들이 있다면, 자기들끼리 알아서 지지고 볶으며 행복하게 살 일입니다. 저와는 아무런 상관 없는 일입니다. 이러면 또 ‘님 우리 무시하는 건가요?’라며 씩씩대실 분들도 계시겠죠. 어차피 이래도 저래도 기분 나쁠 테니 그냥 기분 나쁘시기를.

또한 4월 내로 단행본 작업을 끝내야 하는 상황인지라 부분 및 잠정적 절필을 선언합니다. 그동안 글이 올라올 수는 있지만 음식에 관한 것이 아닐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따라서 당분간 후원은 받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20 Comments

  • henry says:

    당분간 아쉽지만, 책으로 뵐게요^ 연재하시는 매체 새로 생기시면 알려주세요

  • 이주하 says:

    처음엔 만우절 농담이길 바랐습니다만, 진심이신 듯 하여 마음이 아픕니다.. 그간의 말씀 잘 새겨두고 매진하겠습니다.

  • Lucy Ole says:

    제목만 보고 만우절 농담일까 했지만…아쉬워요. 단행본 작업 수월히 이루어 지시길.

  • says:

    그동안 독설같은 재밌는글?! 잘 봤어용ㅜㅜ
    저도 레스토랑들 가격거품이 넘 심해 안가요.. 차라리 적당한가격과 깔끔한 인테리어로 된 맛있는 한식집가는게 건강에도 훨 좋은것같습니다.
    다음글 기다릴게요! 지천에 만개한 벚꽃구경도 하시궁 건강하세요~~^^

  • Hayabusa says:

    2~3년 전 즈음 이글루스 시절부터, 즐겨본 입장에서 아쉽습니다…. 맛없음을 불평하는건 참 어려운가봅니다;; 4월 단행본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Sarah says:

    보석같은비평이었는데참아쉽군요.바쁜일끝내시고누가뭐라건내갈길을간다라는생각으로돌아와 주시길 빌겠습니다.

  • says:

    헉, 옛날것도 다 블라인드 처리 되었군요… 그동안에 올리신 많은 기사들, 정말 잘 읽었습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다른 채널로도 뵙게 될 날이 있겠지요.

  • 37183719nn says:

    고생하셨습니다..아쉽네요..

  • 가나 says:

    안돼요…. ㅜ.ㅜ 음식비평의 불모지에서 유일하게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용재님의 글이었는데..

  • song says:

    안타깝군요. 마지막 촛불이 꺼진 기분입니다.

  • soungbum says:

    아쉽습니다. 더 날카롭게 돌아오시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작약 says:

    다른곳에선 접할수 없는 글이었는데.. 정보도 글솜씨도요. 늘 감사히 보고있었어요. 돌아오시길 기다리겠습니다.

  • 뜨아 says:

    하……….우울한 소식이네요….이용재님은 한국 외식계에 눈치 보지않고 옳은 소리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작가님이셨는데……부디 다시 레스토랑에 관한 소식을 올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 Cell says:

    오랜만에 왔다가 이런 소식을… 안타깝습니다만, 어쩔 수 없지요.
    두 겹의 맛없음이라는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논리가 없는 음식, 논리가 있다 해도 과학자나 알까 정작 만드는 이는 모르는 음식..
    결국 남는 것은 ‘정통’과 ‘전통’ 뿐인데, 정통성은 일제강점기에 전쟁에 뭐에 거치면서 남은 것이 거의 없고,
    전통이라는 건 적지 않은 부분이 근거없는 인습을 포장하는 말일진대,
    이 바닥에서 새로운 게 어떻게 나올 것이며, 어찌 맛이 나겠습니까.

    그래도 말씀하셨듯 빛은 있지 않습니까. ‘잠정적’인 절필이기를 기원합니다.

  • marie says:

    많이 고민하신 선택이겠지만 아쉬운 마음이 먼저 드네요. 그간 고생하시며 쓰신글 잘 보았습니다. 다른 글로 다시 뵙기를 고대하겠습니다.

  • 아훔 says:

    트위터 보다 반가운 마음에;;
    저는 f(x)노래 중에 “Beatiful Stranger” 추천합니다.

  • says:

    아쉽습니다

  • ㅇㅇ says:

    트윗보고 리플 남깁니다.
    오사카에서 파인다이닝 가고 싶은데, 예약이 곤란한 경우라면, 식당 예약 사이트를 이용해, 인터넷으로 예약할 수 있는 식당을 가는 것도 어떨까 싶습니다.

    인터넷 예약을 갖춘 대표적인 식당 예약 사이트로는 open table이 있고, 이 사이트 이용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1인 예약도 되니까요.

    open table 오사카 지역
    (http://m.opentable.jp/?latitude=34.6846020&longitude=135.4973290&address=%E5%A4%A7%E9%98%AA#/)

  • Jiwoo says:

    마음고생많이하셨고 힘 많이 내셨어요 여지껏. 감사합니다. 정말.. 많은 수고하셨습니다.

  • choi says:

    오늘 처음 방문했는데,절필이라뇨 OTL, 그치만 의견에는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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