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반트 x 므농-거의 먹을 수 없는 케이크

IMG_1108‘프티 카토를 내는 집이 늘고 있는데 발전의 조짐이 아니냐’라는 이야기를 어디에서 나누었는데, 나는 바로 ‘그렇다’고 말하기가 어려웠다. 추세는 티라미스가 대표하는, 컵에 담긴 디저트류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베린 같은 종류겠지만 그 정도로 공을 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사실 조각케이크 정도를 만들 기술로 용기에 요소를 켜켜로 담은 것이다. 물론 맛과 질감의 조합을 다양화해서 고급 디저트로 만들 수 있지만, 애초에 그게 목적인 게 잘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하여간 그런 와중에 이런 곳에서도 프티 카토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와서 가본 곳이 홍대 앞의 디저트 카페 므농(Menon). 인터넷을 뒤져보면 ‘홍대 맛집’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가게를 처음 연 것 같아서 대체 언제부터 그런 존재였는지는 모르겠다. 반트라는 화장품 회사에서 운영하는 것 같은데, 그 또한 처음 들어보았다.

IMG_1105사진에서 보았던 것 외에 조각 케이크도 여러 종류 있었는데 완성도가 좀 낮아서 놀랐다. 딱 떨어지지 않는 가장자리도 그렇지만, 맨 위 표면이 고르지도 않은 것은 다소 충격적이랄까. 가격(5~6,000원대)을 감안하면 기대를 크게 품지 않는 것이 낫겠지만, 이 정도로 시각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케이크라면 가격에 상관 없이 별로 먹고 싶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IMG_1111그래서 한 번에 두 조각은 맛을 보는 것을, 기대를 접고 한 조각만 골랐다. 망고맛(6,000원)이었는데 가르려고 댄 나이프가 떨어지지 않았다. 맨 바깥의 켜가 두껍고 끈적해서 날에 들러 붙은 것. 작년 크리스마스에 먹었던 메종 엠오 케이크의 맨 바깥 켜와 비슷한 질감이었지만, 훨씬 더 두껍고 끈적했다. 전체 높이의 약 1/3을 차지하는데, 나이프에 들러 붙을 정도로 끈적거린다면 입에 넣었을 때 질감 또한 유쾌할 리가 없다. 그래서 다 걷어내고 보니, 실제로 내부엔 딱히 먹을 만한 요소가 없었다. 바닥의 시트 한 장과 망고 과육, 약간의 퓨레가 전부였다. 공허했다. 이건 정말 무늬만 프티 가토 아닌가. 보통 조각 케이크보다도 열등하다.

조각 케이크의 완성도만 봐도 프티 가토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짐작이 안 들었던 터라 케이크 자체만으로는 별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이 형식을 빌어온 의도나 설정을 보니 만드는 사람도 못할 것임을 알지만 이렇게라도 해서 팔아보겠다는 의도가 꽤 진하게 배어 있어서 즐겁지 않았다. 달라 보여야 팔 수 있는 건 맞는데 정말 달라 보이게만 만드는 것조차 성공을 못한다면 왜 만드는 걸까. 최소한 먹을 수 있게는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닐까. 파티셰 등 실무진에게 권한이 있는 건 아닐테고, 사업주가 원하는 제품군의 리스트를 냈을 가능성이 높은데, 과연 줄 수 있는 돈과 그로 살 수 있는 기술력 등등을 현실적으로 감안한 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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