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창-글쓰기의 50가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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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창-글쓰기의 50가지 풍경

마테오 페리콜리 지음 / 이용재 옮김

마음산책 / 180쪽 / 15,000원

[전략]

두 번째는 책을 음미하는 방법이다. 안다, 어쩌면 이것은 월권일 수도 있다. 역자가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나는 옮긴이의 말 자체를 굳이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역자고, 또한 쓰더라도 해설의 성격을 띄는 걸 지양한다. 따라서 이것은 설명이나 지시가 아니다. 같은 작가가 같은 콘셉트로 기획한 책을 두 권 연달아 옮겼다. 역자로서는 물론이거니와 독자로서도 나는 고민해왔다. 대체 어떻게 읽는 것이 이 책을 위한 최선일까. 실마리는 협업의 방법에서 얻을 수 있다. 페리콜리는 각 창의 세계로 몸소 여행을 떠나지 않는다. 작가들이 보낸 사진을 바탕으로 자기 창의 세계에서 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거기에 작가들은 따로 글을 써 듀엣을 완성한다. 그 과정과 과정이 자아내는 거리가 각자의 상상력이 개입할 여지를 불어 넣는다. 그 결과 <창밖 뉴욕> 옮긴이의 말에서도 언급했듯 그림과 글은 평등하게 공존할 수 있다. 그래서 최선은, 각각을 독립적으로 보고 또 읽는 것이라 결론 내렸다. 무엇이 먼저라도 상관없다. 그림을 먼저 보아도 좋고, 글을 나중에 읽어도 좋다. 아니, 글을 먼저 보거나 그림을 나중에 읽어도 상관 없다. 하여간 하나를 먼저 오롯이 접하고 얻은 상상력으로 다른 하나를 접하는 것이다. 그림은 어떤 글을 말하는가? 글은 어떤 그림을 그려주는가? 상황과 순서에 따라 글이 다른 그림을 그려주고, 그림이 다른 글을 말해준다

[중략]

심지어 아직도 끝이 나지 않았지만, <작가의 창> 원고를 붙들고 지내던 지난 1년은 글밥을 먹고 사는 이로서 유달리 힘든 기간이었다. 어차피 생각을 끊을 수 없기에 쓰기를 잠깐이라도 놓고 자리 비우기를 포기했다고 설명하면 적절할까. 하여간 그런 시간 내내 <작가의 창>은 꾸준히 책상 위 자기 자리를 지켜왔다. 글쓰기가 너무나도 지난할 때마다, 나는 이 책을 무작위로 펼쳐 대리 여정을 떠났다. 찰나에 가깝도록 짧았지만 마음을 씻기에는 언제나 충분했다. 모두의 어깨를 짓누르는 현실을 말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시간이 흐르고 있다. 이럴 때 역자가 체험으로 보증하는 대리 여정, 한 번 떠나 보시지 않겠는가. 창 밖에 다른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 옮긴이의 말 ‘창 밖에 다른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작가의 창>과 ‘대리 여정 Vicarious Journey)’ 가운데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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