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문학-한국 음식 비평의 인정 투쟁과 그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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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 러다이즘은 세계적인 경향인데다가, 기본적으로 두려움에 호소하는 전략을 쓰기 때문에 너무 잘먹힌다. 또한 수용자는 대개 정치적 입장을 바탕으로 종교에 가까운 신념을 품고 있으므로 쉽사리 설득 당하지도 않는다. 과학에 바탕한 반론이 존재하더라도 인정하지 않는 것. 음식 러다이즘의 기세가 꺾일 거라 생각하지 않는 이유다. MSG 유해론이 가장 높은 인지도에 빛나는 예다. 아무리 무해론을 설명해도 믿지 않는 사람은 믿지 않을 뿐이다. ‘어쨌든 언젠가는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는 입장에서 물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에 상관없이 반론은 필요하다. 적어도 입지의 고착화는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현존하는 악(모더니즘)과 선(러다이즘)의 이분법 구도 말이다. 비판적 고찰 없이 모더니즘을 어둠으로, 러다이즘을 빛으로 인식하지만 현실은 정확히 그렇지 않다. 선악의 위치도 고정된 것이 아니며 그 사이에 엄연한 회색지대가 존재한다. 또한 흔히 모호함을 의미하는 원래 표현 “shades of grey”와 달리 그 음영이 아주 선명하다는 것 또한 증명할 필요는 있다.한마디로 칼로 무 자르듯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후략)

 

문학 계간지 ’21세기 문학’ 가을호(통산 70호)에 ‘한국음식 비평의 인정 투쟁과 그 과제’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원고지 100장 분량의, 지금까지 해본 것 가운데는 가장 큰 규모의 단일 기획이다.  요즘 잘 쓰는 줄임말로 ‘제곧내’라고 생각하므로 굳이 부연 설명을 달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다. 3월 공공그라운드의 좌담회에서 인연이 닿아, 문학평론가 소영현 선생의 의뢰로 쓰게 되었다. ‘Mission Statement’라고 말하자니 겸연쩍을 뿐더러 과장이 좀 심하다는 생각이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10년을 바라보며 이 일을 시작한지 절반 조금 더 지난 5-6년 차에 지금까지의 상황을 결산하고 미약하나마 과제를 설정하는 정도로 여기면 적당하겠다. 이 일로 글을 써 밥을 먹어 먹겠다고 하는 입장에서 ‘인정 투쟁’을 들먹이는 마음은 사실 구차하고 착잡하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이고, 나에게는 그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아야 할 직업적 의무가 있다. 이 글을 쓰면서 내가 얻은 소득이라면 결국 그것이겠다.

하필 몸과 마음이 최악이던 여름 한복판에 쓰느라 마감 등등으로 평소보다 더 많은 민폐를 끼쳤다. 너그러운 인내심으로 꼼꼼하게 진행과 편집을 맡아준 주진형 선생에게 깊이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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