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 대동관-냉면의 온도, 만두의 참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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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동선이 맞아 강서구청 건너편의 대동관에 가보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일산 대동관의 분점이라고 한다. 작년 언젠가 일산 아이맥스에 갔다가 먹어보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나빴다고 생각 안 하는데 이상하게도 아무런 기억이 없다. 하여간 거냉면(10,000원)을 시켰는데 무엇보다 처음부터 짠맛 쪽으로 기울어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단맛이 거의 전혀 없다는 말. 조미료에는 기복이 좀 있는 모양인데 내가 먹을때는 다른 곳과 비교해 현저히 낮았다. ‘조미료 미터’가 올라오는 시기를 지표로 삼는데, 거슬릴 정도로 올라오지 않았다. 면은 사진에서 볼 수 있듯 가는 편인데 어디어디에서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쫄깃하지 않았다. 하늘하늘한 질감은 좋았는데 딱히 ‘메밀향’이라는 것이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이 메밀향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늘 생각하게 되는데 때로는 유니콘 같은 존재는 아닌가 싶기도 하고….

IMG_7677하여간 좋았던 가운데, 온도에 대해 좀 생각해보았다. 거냉면이라는 건 말 그대로 얼음을 걷어낸 냉면. 그럼 당연히 온도가 높을텐데, 어느 지점까지를 정확하게 ‘냉면’이라고 볼 수 있는 건지 궁금하다. 이날은 온도계를 가지고 나가지 않았는데, 한창 취재를 하던 지지난 달에는 냉면다운 긴장감을 지녔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온도가 영상 8-9도 이하였다. 이 냉면은 확실히 미지근하다는 생각. 한편 그 온도를 내는 방법도 중요하다. 냉면이라면 온도의 주 요소는 면, 국물, 그릇의 셋이다. 이 셋이 각각 A라는 온도를 지니고 한데 합쳐지는 것과, 하나의 지극히 차가운 요소가 다른 요소로부터 열을 빼앗아 A라는 온도에 이르는 건 다르다. 커피를 잘 내리는 과정 가운데 잔 데우기가 포함되는 것과 같는 논리. 이 냉면은 면을 젓가락으로 풀어 헤치니 바닥의 안쪽에서 차가운 기운이 나왔는데, 곧 국물에 휩쓸려 미지근해졌다. 면이 국물에 차가움을 잃는 것을 보인다. 그릇을 차갑게 보관하는 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바라지 않는다. 다만 나머지 두 요소의 온도는 좀 더 낮고 또 균일했으면 좋겠다. ‘거냉면’이라면 온도는 저것보다 낮으면서 얼음만 없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손이 한 단계 더 갈 뿐. 내가 우래옥을 높이 사는 건, 이 온도가 각자의 요소에게 최선인 채로 합쳐져 나오기 때문이다.

IMG_7674다음은 만두. 일단 피는, 식탁에 찢어지거나 터지지 않고 멀쩡하게 나온 것이라면 전분을 섞었고 따라서 다소 뻣뻣하다. 그걸 감안하면 속은 평양냉면집에서 냉면만 먹기 아쉬워 꼭 시키게 되는 여느 만두보다 좋았다. 다만 ‘담백’과 ‘슴슴’이 미덕이라 통하는 이런 음식점에서조차 참기름은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습관으로 자리 잡은 것. 완전히 빼도 되고, 대신 속에 소금으로 간을 좀 더 해야 한다고 믿는다. 어쨌든, 이제는 좀 멀어졌지만 강서구에 평양냉면 먹을 수 있는 곳이 생겼다는 건 좋다. 다만 글을 쓰는 현 시점에서 기억을 아무리 더듬어봐도 디저트 먹을 곳은 생각나지 않는 것이 옥의 티. 2분 거리의 스타벅스가 대안인가…

P.S: 계산대에 물에 우려 마시는 볶은 메밀을 팔아서, 혹 생메밀도 팔면 집에서 면 뽑는 시늉이라도 해볼까 물어보았다. 생 메밀은 안 판다고. 한편 국산 메밀은 재배하는 곳이 드물어 구하기 쉽지 않은데 좋은지도 모르겠다고. 몽고 메밀이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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