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청진옥-질긴 가난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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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산 서동관의 먹기 어려운 수육에 대해 글을 썼다. 한 달쯤 전에 청진옥에서 저녁 먹을 일이 있어 모듬 수육(35,000원)을 시켜 보았는데, 그보다는 낫지만 기본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건 질겅질겅 씹어야 하는 가난의 뻣뻣함이다. 여기 올라온 부위는 거의 전부가 정육으로 먹을 수 없는 부위다. 분해가 될 만큼 끓여야 편하게 먹을 수 있는데, 그러자면 형체를 잃거나 썰기가 불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래저래 딜레마겠지만, 그럴 거라면 먹는 입장에선 차라리 편하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이렇다고 더 보기 좋아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한편 이런 음식이 정말 가난의 산물이었다면, 적어도 편하게 나눠 먹기 위해 아주 푹 끓였을 것 같은데 왜 요즘은 익다 만 음식들을 내는지 그것도 모르겠다. 나는 ‘부속’을 먹는 식문화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편하게 먹기 위해서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 곱창은 그렇다 쳐도, 양 같은 내장기관은 불판에 올려 굽는 방식으로는 아예 먹기조차 힘든 경우도 많다. 습관을 재고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불편하게 먹을 수 밖에 없다.

요즘 부쩍 많이 하는 이야기지만, 이 수육 또한 간이 전혀 안 되어 있다. 사진 오른쪽 위에 절반쯤 보이는 양념장을 찍어 먹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물기 뚝뚝 떨어지는 수육을 계속 찍어 먹다 보면 나중엔 간이 완전히 흐려져 먹는 의미를 잃는다. 내기 전에 소금 조금 넣고 한소끔 끓여 낼 생각도 없는 걸까. 명색이 80년 전통의 노포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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