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최강집-족발의 물성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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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종종 백종원 셰프의 프랜차이즈를 찾아 다닌다. 6,000원대의 일반 식사류에서는 불쾌함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브랜드에 무관하게 내는 가운데, 가격이 올라갈 수록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논현동(신사동에도 매장이 하나 더 있다) 최강집 족발(3만원)이 그랬다. 포장 등등 그의 프랜차이즈 답게 깔끔하고 딱 떨어지지만, 맛에선 딱히 같은 음식의 대안이라 여길만한 장점이 전혀 없었다. 특히 백종원 프랜차이즈의 장점이라 볼 수 있는 잘 뽑은 단맛은 족발에서 완전히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IMG_5569물론 이는 족발이라는 재료의 기본 물성에서 비롯된다. 재료가 균일하지 않을 수록 조리는 어렵다. 물성이 다른 재료를 동시에 최적으로 익히는 지점을 찾기가 어렵거나, 거의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닭을 굽더라도 다리와 가슴살의 물성이 다르므로, 통으로 굽는다면 가슴살의 과조리를 일정 수준 감수해야 한다. 껍질과 살의 두 켜로 너무나도 분명하게 갈리는 족발은 닭보다 조금 더 어렵다. 껍질의 콜라겐을 젤라틴으로 분해시키려면 오래 조리해야 하는데, 그럼 그 아래의 살코기는 마를 확률이 높다.

IMG_5570관건은 조리 목표의 인식과 그에 맞는 조리 방법의 채택이다. 단순히 재료를 익히는 조리는 기본일 뿐이다. 재료의 성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먹기 편하면서 최대한의 맛을 끌어내는 다음 단계의 조리가 필요한데, 시판 족발에서 그걸 찾아보기가 어렵다. 물도 열에너지를 완만하게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이므로 삶는 건 좋은 선택이지만, 굳이 펄펄 끓여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껍질이 부드러워지려면 콜라겐이 젤라틴으로 분해되어야 하는데, 이는 70도에서 시작된다. 분명히 ‘boil’보다 ‘poach’, 아니면 ‘braise(조림)’을 채택해야할 상황이다.

IMG_5571한편 낮은 온도 삶기는 족발에 제대로 간이 배는데도 더 효율적인 조리법이다. 일반화가 가능할 정도로, 대부분의 족발에는 속까지 간이 배어 있지 않다. 분해를 염두에 두지 않고 삶는데다가, 족발에 든 색깔의 원천이 전부 간장도 아닐 것이다. 그래서 많은 다른 음식처럼 곁들이는 양념류가 전체의 맛을 좌지우지하게 만드는데, 확실히 비효율적이다. 궁극적으로는 염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적당히 농도를 맞춘 국물에 은긴히 오래 삶기만 해도 지금처럼 싱거워 금방 물리는 족발은 피할 수 있다. 그렇게 따져보면 크고 높은 솥을 화로에 올려 삶는 방식도 확실히 비효율적이다. 열원이 골고루 데워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노출되어 있으니 그만큼 많이 빼앗긴다. 공간을 데우는 조리방식이 훨씬 더 효율적이며 안정적이고, 그래서 오래 끓이는 한식의 조리에 오븐을 도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내는 온도. 족발은 따뜻하게 먹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럴 수록 껍질은 더 물컹거리고 질겨진다. 음식이 무조건 뜨겁거나 따뜻해야할 필요가 없다. 재료의 성질을 이해해서, 최적으로 먹을 수 있는 상태가 저온이면 차게 먹어야 한다. 족발은 그런 음식이다. 저온으로 완만하고 느리게 조리해 콜라겐을 분해시킨 다음 완전히 식혀 굳은 걸 얇게 썰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분해가 충분히 되지 않은 족발을 채 식지 않았을때 썰거나, 또는 따뜻하게 보관한 상태에서 썰어 포장해오면 껍질끼리 달라붙고, 그럼 떼어내다가 살과 껍질이 분리되어 버린다. 굳이 멀리 가지 않고도 중식의 장육이 냉채와 함께 등장하는 이유나, 부위 선택 등을 보면 이해가 쉽다. 족발도 지금보다 훨씬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다만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사족: 최강족발 다른 메뉴에 대한 한 줄 평:

-해장국: 매운맛-이것 뿐만 아니라 매운족발까지-과 균형을 맞추려는 의도인지 모르겠으나 다른 브랜드에 비해 조미료 미터가 꽤 높다

-매운족발: 훈연액의 불맛이 홍콩반점 볶음짬뽕과 똑같다. 매운맛 자체가 기본적으로 똑같은데 1.5배 정도 강한 느낌. 어쨌든 일관된 표정.

-순대: 시장 당면 순대의 적절한 업그레이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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