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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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차는 아주 재미있지 않았다. ‘이제 어벤저스마저, 아니 어벤저스가 하나의 과정으로 전락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모두를 한 번 싹 모아 출연시켜주는 요식행위랄까. 무엇보다 액션과 극 사이에서 무게가 전자 쪽으로 기운다는 느낌이었다. 궁극적으로는 액션영화일테니 설득력 없는 불평일 수 있지만, 이 영화의 감독은 마이클 베이가 아니고 조스 웨던이다. 또 그의 첫 번째 어벤저스는 분명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이미 MCU도 흘러올 만큼 흘러왔고, 어벤저스도 두 번째 출동이라는 걸 감안해 익숙함 때문인가 생각해보았지만, 그렇게 결론 내리기에는 무엇인가 헐겁고 또 삐걱거렸다.

MCU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2회차까지 보고 더 생각해보니  아이먼맨-토니 스타크의 캐릭터 개발 실패가 가장 거슬렸다. 아이언맨 1편이 MCU의 출발점 역할을 잘 했지만, 2, 3편 모두 세계관은 물론 캐릭터 자체의 확장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어떤 측면-심지어 다소 껄렁한 억만장자로도-에서도 깊이라고는 없는 캐릭터가 영화 핵심 사건의 단초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다 보니 힘도 없고 개연성도 떨어지는 것.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감안하면, 얄팍한 토니 스타크가 MCU 전체의 완성도를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그렇게 별 생각없이 보았던 2회차는 1회차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다. 세계 자체의 덩치 및 청중의 기대가 높아져 호평 듣기는 어렵고 혹평 듣기는 쉬워진 이 상황에서, 그나마 조스 웨던이라 이만큼 만들었다는 느낌.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극 자체의 재미가 더해간다는 걸 감안하면, 전개가 빡빡하지 않도록 좀 더 비중을 높이고 앞부분에서 시간을 할애했어야 한다. 스칼렛위치에게 정신적 공격을 받은 뒤 겪는 내적 갈등은 후속 MCU에서도 중요한 기능을 할 것이라 보는데, 그만큼 충분히 보여주지 않았다. 마블과 웨던 감독 사이의 갈등도 이런 측면의 비중에 대한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등장 인물도 많아진다. 그에 비례해 각각의 출연 비중 및 극과 액션의 역할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도 어려워진다. 다음 캡틴 아메리카는 ‘어벤저스 2.5’일 거라는 전망도 나오는데, 이 균형 맞추기가 이후 MCU의 핵심 과제라고 본다. 마블은 욕심을 좀 줄이고 웬만하면 제작 실무진에게 맡기는 편이 낫겠다는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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