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수아브/마카롱-맛과 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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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브는 아주 간만에 들렀다. 마카롱 네 종류를 사왔는데 하나같이 질기고 뻣뻣했다. 전부 ‘카라멜 마카롱’이라고 해서 마카롱까지 카라멜처럼 쫄깃하게 만들었음을 의미하는 건지 궁금했다. 마카롱의 바탕은 머랭, 흰자에 공기를 불어 넣어 만든다. 공기를 불어 넣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걸 한 번만 더 생각해보면 그 정도까지 딱딱하고 질길 이유는 없다고 본다. 또한 그게 무엇이든 서양 음식-디저트라면 이에 저항해야할 이유가 없다. 한편 맛은…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서양 디저트는 너무 달지 않아서 문제인데, 이건 정말 드물게도 너무 달았다. 물론 늘 말하지만 디저트는 모름지기 달아야 하는 음식인데, 네 가지 모두 균형이 깨질 정도로 달았다. 큰 걸 감안하더라도 약 1/3개 정도에서 끝. 우리나라에선 대개 색소를 안 넣고 마카롱을 좋게 말하자면 파스텔 톤, 나쁘게 말하자면 희미한 색으로 만드는데, 이런 색에 저런 맛과 질감이 낳는 부조화는 꽤 크다.

또한 베이컨 마카롱이 있던데, 유행이 지난 건 딱히 문제가 아니지만 그걸 여기에서 행동에 옮기고자 할 때 베이컨의 선택지가 그다지 다양하지 않음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특히 훈연향의 측면에서 그렇다. 웬만한 베이컨 사다가 만들어 봐야 ‘와 베이컨을 디저트에’라는, 이미 4-5년 전에 지난 유행을 답습하는 것 외의 의미가 없다. 처음 문을 열었을때 파티셰와 ‘이걸 독학으로 익히다니 어렵지 않은가’,’아니, 뭐 그렇게 어렵지 않다’와 같은 이야기를 나눈 적 있는데 이 정도면 원래 어려운 것을 다 이해 못하고 있는 상황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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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웃이라 할 수 있는 마카롱. 간만에 케이크 한 쪽을 먹었다. 마카롱의 모든 케이크는 결국 마스카르포네 무스로 수렴한다. 뻑뻑하고 진한데 그 뒤에 아무 것도 없다. 따라서 거의 모든 디저트의 맛이 크게 다르지 않고, 거의 한두 입이면 물린다. 이 케이크는 나름 계절 한정인 것 같은데 마찬가지다. 이 정도의 무스를 쓰려면 단맛과 신맛, 향 모두 좀 더 강해야 한다. 언제나 먹으면서 ‘과연 이것이 이 셰프의 최선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차라리 아니라면 좋겠다. 정말 이 수준에서 끝이라면 외국인이라고 해서 프리미엄을 주는게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 이런 걸 계속 먹고 있다 보면 ‘우리나라는 정말 호구인가?’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2 Comments

  • 이재칠 says:

    음식 자체의 완성도가 아닌 이미지와 생소함으로 승부를 내려는 곳이 늘어나는 데다가, 원가 절감이나 이해부족을 개성으로 둔갑시키니…
    주변 사람들과 이런 이야길 하면 ‘얼마나 안다고’ 내지는 ‘뭘 그렇게 까다롭게 구냐’, 혹은 ‘아는체 한다’는 반응이 보통이에요.
    외국을 동경하는 것보다 이미 충분히 대도시인 서울에서 경험할 수 있을텐데…생산자만큼은 아닐지라도 소비자도 문제는 있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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