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적으로 맛없는 점심과 기타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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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산 아이맥스에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를 한 번 더 보고 검색에서 가장 나아 보이는 중국집(홍성원)을 찾아가 점심을 먹었다. 근데 이게 참 인상적으로 맛없었다. 기름과 조미료, 소금의 존재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우나 단맛은 그에 비해 훨씬 두드러졌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100% 설탕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냉채-재료는 비교적 괜찮았다-의 해파리는 입에 넣으면 일단 단맛과 신맛이 가득 퍼지나 금방 잦아들고 나면 아무런 맛이 나지 않는다. 이런 정도로 다른 맛 없이 단맛이 강한 건 처음이라 참 인상 깊게 맛없다는 생각을 했다. 거기에 잘 튀겼으나 역시 단맛 위주, 밀가루 튀김에 더 가까운 깐풍기와 소다면에 양파와 왕 오징어 어묵이 전부인 간짜장까지 합치면 참 돈 아까운 점심이었다. 기름, 소금, 조미료는 많이 쓰면 안되고, 설탕 및 기타 당류는 많이 써도 괜찮은가?

1-1. 현재 우리가 먹는 음식에서 단맛이 문제인 이유는, 맛을 시간축 위의 경험이라고 할 때 맨 앞에서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단맛으로 일단 압도하면 맛있다고도 아니 무언가 맛이 존재한다고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쉬운 방식으로 맛 내기가 단맛의 존재를 키움으로써 가능하다. 오늘 먹은 점심은 그게 비정상적인 정도를 지나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잡았다는 반증이었다.

1-3. 진짜 세계 어디를 다녀도 여기처럼 아무 생각 없이 만든 음식이 많은 곳이 있을까 싶다. 이걸 먹고 사는 우리가 정말 총체적으로 딱하다. 아무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않다. 비싼데 맛이 없고 그게 맛이 없을 수 밖에 없다는 걸,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걸 모른다. 초고추장, 김치, 소주가 다 덮어버린다.

2.파르크 같은 밥집이 공사한다고 칸막이 쳐 놓은 와중에 덩그러니 들어와 있는 걸 보고 불길하게 힙터진다 싶었는데, 오늘 배추사러 잠깐 들른 신세계 본점 지하는 가관이었다. 식품 쇼핑은 다른 재화보다도 구매자의 개입 및 활동이 적극적일 수 있는데, 이건 졸부취향의 전시장 또는 진열장 수준이었다. 사람마저 말려 들어가 그저 전시품이 되는 상황. 졸부취향.

3. ‘오 영화가 너무 내가 예상한 방향으로 흘러가서 극장에서 카톡을 보았다고’라고 나름 자랑스러운 분위기로 드러내놓고 말하는 사람이 정의사회 구현과 같은 이야기를 매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하는 상황, 이상하지 않나? 누군가는 ‘난 이 거대한 미친 덩어리의 일부가 아니야’라고 부정하는데, 그게 맘대로 되는 상황이면 이 덩어리가 미친 덩어리겠느냐고.

4. 사과는 짧으면 짧을 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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