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만두의 왕

photo (17)

‘엎어지면 코 닿을’ 정도는 아니어도 아무 것도 만들고 싶지 않을때 쓰레빠 찍찍 끌고 사올 정도로는 가까운 곳의 만두집인데, 3년 동안 살며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그보다 더 맛없는 집 만두도 종종 사먹었는데. 지난 주말 사다가 먹고는 땅을 치며 나의 미욱함을 한탄했다. 기능적으로 만두를 빚는 곳이야 아직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맛을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곳은 드물다. 정말 이해를 못하는 경우도 있고, 대여섯 개 3,000원에 파는 “서민음식”의 사정상원하는 바를 실현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 만두는 훌륭하다. 당면과 무우, 양배추 등으로 속의 대부분을 채운 가운데 깍둑썰기한 돼지고기가 한 쪽씩 들어가는 고기만두는 살짝 중화풍인데, 간이 적절하게 되어 있어 간장 없이도 먹을 수 있다(아예 주지 않는다). 김치만두도 파는 것의 전형적인 매운맛을 품은 가운데 간이 적당히 되어 있어 균형이 잘 맞는다. 사실 진짜 놀란 건 흑미 찐빵. 소의 80% 정도가 완전히 거피한 팥인 가운데, 20% 정도를 알이 살아 있는 통팥으로 채워 질감의 대조를 주었다. 지난 번에 단팥빵을 20개 가까이 먹고도 팥소를 제대로 삶았다고 생각할만한 곳이 없었는데 그 전체보다도 더 낫다. 동네에서 파는 만두가 이보다 더 나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Tags

7 Comments

Leave a Reply